식후 커피 한 잔을 습관처럼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한인타운의 여러 식당에서도 서비스로 커피를 주거나 커피 자판기를 마련해 놓은 곳도 상당수다. 하지만 식사한 뒤 바로 마시는 커피, 녹차, 홍차 등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철분의 흡수를 억제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위에서 소화된 음식물 중 철분은 위 아랫부분에서 분비되는 특정물질과 결합해야 흡수율이
좋아지는데 카페인이 이들의 결합을 방해한다.


평소 빈혈증상 있는 사람은 음식물이 위에서 내려간 1시간 정도 후에 커피를 먹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기다리기 어렵다면 최소 30분 정도 간격을 두고 커피를 마시면 철분흡수 저해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또한 위궤양 등 위장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커피는 독이 될 수 있다. 커피는 식도염이나 위염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카페인은 식도와 위장 사이를 막는 밸브(접합부)를 느슨하게 한다. 이 밸브가 헐겁게 열리면, 위액이 식도 쪽으로 역류해 가슴 통증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 더구나 카페인은 위궤양의 원인이 되는 헬리코박터균을 늘리므로 위궤양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이나 위나 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 섭취를 줄여야 한다.
또한 커피는 대장의 연동작용을 촉진하므로 급·만성 장염이나 복통을 동반한 과민성 대장질환이 있는 경우 마시지 말아야 한다.

빈속에 아침에 커피 한 잔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지 않다. 공복에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 등 커피의 여러 자극물질이 위점막을 공격해 위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얼마만큼 섭취해도 괜찮을까? 정상적인 성인은 카페인을 하루 300㎎까지 별 무리 없이 소화한다. 인스턴트 커피는 1잔(8온스)에는 62mg, 에스프레소 1잔에는 64mg, 일반 원두커피 1잔(8온스)에는 95mg, 스타벅스 커피 16온스에는 330mg 정도 들어 있다.
그런데 커피가 나쁘기만 할까? 최근 나온 연구를 보면 그렇지도 않다.
커피를 마시는 여성은 뇌졸중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순환’(Circulation)에 보고됐다. 특히 비흡연 여성의 경우 하루 2잔 이상은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실 커피는 그 자체만으로도 뇌졸중 발병 위험을 높이는 위험요소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대규모 임상연구인 ‘간호사 건강 연구’(Nurses’ Health Study)에 참여한 평균 연령55세 여성 8만3,000명의 1980~2004년의 24년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구에 참여한 여성 84%는 커피를 마셨으며 커피를 장기간 섭취하는 것은 뇌졸중 발병 위험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버드대학과 스페인대학 연구팀이 공동으로 연구한 이번 연구에서는 흡연과 음주를 고려했을 때 건강한 여성은 하루 2~3잔 마시는 경우 한 달에 한 잔 이하 마시는 여성에 비해 뇌졸중 발생률이 19%이나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하루 4잔 이상 마시는 여성은 20%까지 뇌졸중 발생 위험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주일에 5~7잔 정도 마시는 여성은 한 달에 한 잔 마시는 여성에 비해 12% 정도 낮았다.

또한 전혀 담배를 피운 일이 없거나 과거 담배를 피우다 끊은 여성의 경우 하루 커피 4잔 이상 마실 경우 뇌졸중 위험은 43%나 줄었지만 흡연 여성은 비슷한 커피 습관이 있어도 3%밖에는 뇌졸중 발병 위험을 줄이지 못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하버드대학 공중보건대학원의 롭 반 댐 교수는 “그러나 불면증, 뇌졸중, 고혈압, 심장 합병증 등 증상이 있는 경우는 커피 습관이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간호사 건강 연구’에 참여한 여성들은 연구 참여 전에는 뇌졸중, 심장질환, 당뇨병, 암 등 질병의 병력이 없는 여성들이었으나 24년 후에는 2,300명이나 허혈성 뇌졸중(ischemic strokes)을 포함한 뇌졸중 환자가 발생했다.

<정이온 객원기자>

  ▲ 식후 커피 한 잔은 위장에 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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